편지/방랑과놀이
실미도
2018. 12. 16. 16:42짧고도 짧은 외박에서 돌아온 바로 다음날이었다. 그동안 아껴두었던 포상외출을 쓸 기회였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경찰서로 복귀할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가고 싶었다. 차가운 계절이라 처음에는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실내를 생각했다. 환승이 필요 없는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머무는 공간으로써의 공항은 여유로운 곳이었다. 조용한 음식점에서 천천히 점심을 하고 잠진도라는 끄트머리 섬으로 향했다. 비록 바다 건너 대륙까지는 아니더라도 육로로 닿을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이르고 싶었다. 버스를 달려 잠진도의 한 정류장에 내렸다. 기사님은 유일한 손님이었던 나를 돌아보며 다음 배 들어오는 시간에 오겠다고 했다. 배 타는 곳이 있구나 하며 책자나 하나 얻어 볼 요량으로 매표소에 들렀다. 무의도라는 섬으로 가는 배가..
인천공항
2018. 12. 16. 16:40서울숲 - 가을
2018. 11. 15. 12:09난지 한강공원 - 밤낮
2018. 7. 29. 10:38난지 한강공원 - 여름
2018. 7. 25. 10:44간월재 억새길
2018. 5. 31. 01:17보타니카 : 퍼플엘리펀트
2018. 4. 15. 21:11사직종합운동장
2018. 3. 30. 13:12광양 매화마을
2018. 3. 28. 16:42구례 산수유마을과 광양 매화마을 중 한 곳을 택하라면 산수유마을에 더 마음이 간다. 매화마을은 그야말로 봄꽃 명소, 사람들로 북적대는 관광지다. 평일임에도 초입부터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40분 가량이 소요됐다. 아랫 마을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들은 시멘트로 다져져 있었고 입구에는 축제를 알리는 풍선과 갖갖의 장터들이 열려 성황이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그곳은 너무 소란스러웠다. 거대한 스피커를 들여놓은 각설이 공연은 매화마을 중턱에 이르기까지 울려퍼졌다. 게다가 오르는 길목들에는 사진을 찍고 파는 이들과 물건을 파는 이들로 뒤엉켜 있었다. 마을보다는 꽃나무를 심은 유원지에 가까웠다. 자연스럽고 적막한 공간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어느정도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때로는 인위적인 것..
구례 산수유마을
2018. 3. 27. 09:52순천 - 봄
2018. 3. 25. 22:05부모님과 시간을 맞춰 순천으로 향했다. 순천만은 끌리지 않아 송광사와 낙안읍성, 그리고 드라마 촬영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외박을 나오기 이 주일 전부터 날씨에 대고 빌었다. 화창하고 따뜻해서 꽃들도 만개한 풍경을 볼 수 있길. 옅은 미세먼지들이 떠다니는듯 했지만 다행히 날은 맑고 따뜻했다. 때는 3월 25일, 한창 갖은 꽃들이 피어나는 때다. 사실 동백이나 매화는 벌써 떨어질 시기지만 올해는 봄이 더디게 왔다. 새롭게 들인 카메라도 손에 익힐 겸 가족들과 많은 사진을 찍었다. 어느 집에 가면 걸려있는 커다란 가족 사진이 부러웠기에 이번에는 삼각대까지 메고 갔다. 봄기운이 좋았다. 먼저 떠나야 하는 어머니의 시간 앞에 마냥 여유롭지만은 않았지만 여유롭지 않은 가운데서도 모자람이 없었다. 읍성과 촬영장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