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versation #991
2012. 5. 27. 01:35. . . . . . . . . . . . . . . . . . 그녀가 말한다. 'xx씨가 부모님께 연민을 느낀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그가 말한다. '사실이 무엇인지를 알아버렸어요. 사실은 스스로 포기했다는 것.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 스스로의 의지로'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요?' '때때로 부모님과 진로에 관해 얘기를 할 때 난 지금도 그들의 반대 때문에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 그들은 그런 저의 말에 수긍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직까지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냐며 의아해했어요. 전 그런 그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죠. 그런데 이제는 왜 그들이 그러한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 전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요..
conversation #989
2012. 5. 26. 17:55. . . . . . . . . . . . . . . . . . 그가 말했다. '요즘들어 공동체라는 것에 관심이 많이 가요' 그녀가 되묻는다. '공동체요?' '철학 교양 수업을 듣는 데 공동체라는 개념에 대한 얘기가 나왔어요. 중세이든가? 아무튼 그 이전에는 광인, 미친 사람 또한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함께 생활했데요. 사람들은 그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함께 잘 지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중세로 넘어오면서 광인은 배척당하고 감옥으로 보내지게 되었어요. 노동력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그들의 모습에서 저를 봤어요.' '광인이 xx씨예요?(웃음)' '네. 광인이 저 같았어요. 그리고 공동체라는 것에 대해 갈망하기 시작했어요.' '조금 더 자세히 들려줄 수 있나요?' '뭐 그동안 말씀드렸듯이, 전..
원룸 방음부스
2012. 5. 23. 00:40이제 이 녀석과도 1년 하고 반이나 됐다. 연습 공간이 절실했기에 자취하고 있는 원룸에 방음부스를 설치하게 되었다. 당시에 '레슨'과 '방음부스' 사이에서 많이 갈등했다. 방음부스 설치 비용은 6개월 가량의 레슨비와 맞먹었다. 쉽게 생각하면 방음 부스 설치하고 레슨 6개월 쉰 다음 다시 레슨을 시작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내 경우는 그게 쉽지가 않았다. 당시에 받고 있던 레슨도 우여곡절 끝에 시작하게 된 것이라 한 번 그만두게 되면 다시 시작하기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랬기에 방음부스를 선택하는 것은 곧 레슨을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그럼에도 방음부스를 선택한 것은 맘놓고 노래 부를 장소가 너무나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는 음대 건물에서 연습하라고 하셨다. 어차피 레슨도 그곳에서 받고 있었다. 그..
도구道具, 길을 갖추다
2012. 5. 20. 01:26말년 휴가 나온 B와 치킨에 소맥을 말았다. 대화 중 영화 '은교' 얘기가 나왔다. 둘 다 시를 즐기는지라 주제는 자연스레 '시인'으로 넘어갔다. 시인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고있자니 김무열이 연기한 극중 서지우와 B가 오버랩되었다. B는 시인의 시점·관점을 동경했다. 새로 산 스마트폰의 배경을 은교로 해 놓은 것으로 보아 단순히 시인의 능력을 넘어 시인의 삶 자체를 동경하는듯 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그러한 시인의 삶을 살고 싶으나 이는 자신에게 불가능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게 시인은 타고난 자였고 시인의 시는 그러한 타고난 능력과 영감에 의해 완성된 것이었다. 이는 극중 서지우의 생각과 매우 비슷하다. 나의 생각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나는 모든 시인의 노트는 매우 지저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
술주정 1
2012. 5. 19. 01:33금요일 밤이면 테니스 게임을 한다. 그리고 게임이 끝날 오후 9시 반쯤 약속이라도 한 듯 다함께 술을 마시러 간다. 교수도 직장인도 학생도 모두 다함께. 교수와 직장인에 대한 편견이 깨진다. 뭐 사실 편견은 애초에 없었다. 새로운 모습을 볼 뿐. 그러한 모습들은 내게 달콤한 안주가 되고 술마저 달콤해진다. 혼자 마실 때는 세 모금만 마셔도 쓴 맥주가 대여섯잔 마셔도 달콤할 뿐이다. 즐겁다. 그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즐겁다. 몇 안 되는 유쾌한 술자리 중 하나다. 한 번도 돈을 내 본 적이 없으나 혹시나 그들이 부담을 느껴 이 자리에 부담을 가질까봐 더치페이를 해서라도 유지하고 싶은 자리다. 그러나 나는 쉽게 내 얘기를 하지 않는다. 버릇이 된 걸까. 단 둘이 있을 때는 말하기 쉬우나 여럿이 모였을 때는..
잠꼬대 2
2012. 5. 18. 01:31'합격자 발표일이 지나도록 왜 연락이 없지, 합격했을텐데' 혹시나 싶어 보낸 메일함을 확인해보니 메일을 보낸 기록이 없다. 지원서를 작성하여 저장만해두고 보내지를 않았다. 공지를 본 순간 흥미가 생겨 기계 마냥 지원서를 작성했었다. 그리고 정말 활동을 할 것인지 고민이 되어 조금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다 문서 정리를 하며 지원서를 application 카테고리에 집어 넣어버리고 지원서를 아직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합격자 발표일이 이틀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planner 얼마간 안 썼다고 당장에 이런 일이 생긴다. 당혹스럽다.
강에 비친 다리, 흔들리는 불빛
2012. 5. 17. 04:03WMNS NIKE LUNARGLIDE 3 (우먼스 루나 글라이드 3) 454315 003
2012. 5. 17. 03:41민트에 꽂혀서 샀다. 가격 : 139,000원 사이즈 : 280
밤에 핀 꽃을 본 적이 있는지
2012. 5. 17. 02:33매일밤 어디를 그렇게 가냐고 물었지. 하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한 번도 생각하고 떠난 적이 없다. 그저 떠났을 뿐. 매 순간 공기가 너무나도 답답해 어디론가 떠나야만 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캄캄한 밤, 촛불 하나 들고 떠났다. 그러한 밤의 여행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아마도 탐탁지 않겠지. 오늘은 꽃을 꺾어 왔다. 당신은 밤에 핀 꽃을 본 적이 있는지. 오늘 그들의 모습에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추었는지 모른다. 내가 본 것을 당신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꽃을 꺾어 왔다.
DMC-LX5 CASE
2012. 5. 16. 20:52루믹스 LX5 케이스, DMC-LX5 CASE 자전거 타러 갔다가 동영상 찍는 데 정신이 팔려 루믹스 LX5 케이스를 잃어버렸다. 하는 수 없이 케이스 주문. 손목 스트랩 마감이 깨끗하지 못한 것을 빼고는 만족한다. 사실 손목 스트랩은 주는 지도 모르고 주문했기에 괜찮다. 재질감이 있다고 하여 2011년형을 샀는데 꽤 예쁘다. 가격 : 50,070원
토론이 없는 강의도 괜찮다
2012. 5. 16. 05:04학생들의 참여를 표방하는 토론식 수업이 아니라도 괜찮다. 교수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강의실도 괜찮다. 대신 너무 조급하게 밀어붙이지 말고 느긋했으면 한다. 때로는 너무나도 당신의 말에 집중하고 이에 대해 생각하기에 당신의 말을 놓치게 된다. 그럴때면 너무나도 아쉽다. 발표하지 않아도 되기에 당장의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가지에 가지를 치고 끝없이 물고 늘어질 수 있다. 이는 메모해두었다가 후에 할 수 있는 것 따위가 아니다. 당신의 말에 의해서 일렁이는 찰나의 순간에만 써내려갈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나는 이것들을 가장 소중히 한다. 이는 마치 영감과 같다.
시간 거스르기
2012. 5. 16. 02:56주로 자전거로 통학한다. 지금 자취하는 원룸에서 학교까지는 느긋하게 걸으면 15-20분, 빠르게 걸으면 10분 정도. 그리고 자전거로는 5분쯤 걸린다. 수업 들어가기 전 낮잠을 자다 10분 전에 깨도 자전거와 함께라면 출석은 문제없다. 방어율 100%. 사람이 적은 쪽문과 후문으로 다녀서 그런지 자전거로 통학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들 두발로 걸어서 학교를 간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다보면 가끔 망상에 빠진다. 아무래도 걷는 속도보다 자전거의 속도가 빠르다보니 학교를 가며 10-15명 정도의 사람들을 제치게 된다. 그럴 때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내 앞으로 분주히 걸어가고 있는 학생들의 뒤통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들의 시계가 보인다. xx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