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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4. 13:08안녕하세요 이 블로그는 PC에 최적화되어있습니다 PC화면 보기
생각하며 걸어가는 이의 뒷모습은
2012. 6. 11. 20:36늦은 저녁까지 테니스를 치고 자전거에 올라 쪽문을 통해 집으로 돌아간다. 쪽문은 골목길로 시작해 골목길로 끝난다. 사람이 나올까 주의하며 자전거를 천천히 굴린다. 여느때처럼 그렇게 가다보니 앞서서 걸어가고 있는 한 여자가 보인다. 해는 저물고 골목에서의 어둠은 더욱 짙다. 가로등 아래 비친 그녀의 모습은 실루엣에 가깝다. 스치듯 봤을 뿐인데 그녀가 걸어가며 생각에 잠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느낌을 받은 것이 신기했다. 갈 길이 나뉘어질 때까지 천천히 자전거를 굴리며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봤다. 마음 같아선 카메라에 담고 싶었으나 주변환경과 흉흉한 세상 때문에 포기했다. 무엇이 내게 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다고 말해주는 것일까. 천천히, 그러나 조심스럽지는 않은 툭툭 내던지는 걸음걸이, 발을 ..
屋上公園
2012. 6. 6. 23:51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업이 있어 건설공학관으로 향한다. 자전거를 타고 올 때까지만 해도 시원했으나 조금 걸었다고 땀이 난다. 여름은 여름인가 보다. 쉬는시간이 되어 바람을 쐬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를 가야할 지 몰랐다. 건물 후문 쪽으로 가자니 공대생들이 담배를 뿜어대고 있고, 정문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에서는 바람이 사그라든다. 사람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오가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들은 바람을 맞으며 머리를 쓸어올리지 않고 스스로 바람을 일으키고는 머리를 정돈한다. '대체 어디로 가야할까' 그러다 문득, '이 건물에 옥상이 있었지' 옥상으로 가 바람을 맞을 생각에 5층까지 신나게 내달린다. 옥상으로 향하는 문이 활짝 열려 있다. 빛이 새어나오고 있는 그곳은 마치 '통로'같다..
하, 티스토리 스킨위자드
2012. 6. 6. 19:33기본 글꼴 크기 변경 해보려다 스킨 뒤집혔다. 장난하나, 이런 썅.. 욕이란 욕은 있는대로 내뱉으며 한 시간이 넘도록 스킨 재수정했다. 그나마 지난번 수정본 저장해둔 게 있어 다행이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순간의 빡침으로 블로그 때려치웠을지도 모르겠다. 실수로 쓰러뜨린 도미노를 처음부터 다시 세우기란 엄청난 인내와 함께 엄청난 욕설이 필수인 것 같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가 더욱 짜증났다. 평소에도 열 받는 앞 건물 아랫층 담배피는 놈도 더욱 짜증나 줘패버리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일었다. 오늘이 휴일이라는 사실만이 내 열을 식힌다.
UOS 옥상텃밭 프로젝트
2012. 6. 6. 17:24얼마 전 학교 커뮤니티에서 옥상텃밭 프로젝트를 한다는 글을 봤다. 평소에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옥상'이라는 것에 호기심이 가서 불쑥 신청했다. 자연과학대학 회장님과 환경원예학과 학생이 주축이 되고 전공과 무관하게 학생 20명 정도를 모집했다. 작년에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 몰랐는데 옥상텃밭 프로젝트는 이번이 2기다. 아쉽게도 이 학교는 학교의 땅에 학생들이 식물을 가꾸도록 허락하지 않고 있다. 타대학의 경우 대학교의 빈땅에 학생들이 식물을 가꿀 수 있도록 허락한 곳도 있다고 한다. 옥상텃밭 프로젝트 활동은 서울시의 '텃밭공동체 나눔 사업'을 통해 작물을 기르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값싸게 구입하면서 시작했다. 주머니 텃밭을 값싸게 구입하여 옥수수, 상추, 오이, 감자, 땅콩, 고추 등의 작물들..
에어컨 완전분해 청소
2012. 6. 6. 04:036월달이 됐고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이다. 더 늦기 전에 이 녀석을 청소할 것이다. 인터넷을 찾다보니 청소 대행 업체에 '에어컨 완전분해 청소'라는 게 있다. 청소 대행 업체를 부르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뭐 지금 살고 있는 원룸은 내 집도 아니고 이 에어컨도 내 것이 아니기에 그다지 청소 대행 업체까지 불러서 뭐하겠느냐는 생각이다. 물론 바가지라는 생각이 드는 비용도 문제다. 그래서 직접 완전분해 청소할 것이다. 에어컨도 결국은 조립 제품이겠다 조립되어있는대로 분해하면 되지 뭐 별 거 있겠나. 혹시나 부서지면.. 똑같은 걸로 새로 사줘야지 뭐 오늘 청소할 녀석. 지금 살고 있는 원룸은 2010년에 신축된 건물이다. 에어컨도 그때 맞춰 구입했나보다. 제품명 SNC061BCWJ LG WHISEN 제품 분해..
늙으면 애가 된다는 것은
2012. 6. 4. 22:13노인 | 강영균, 1979 '늙으면 애가 된다'라는 말을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글쎄, 저 말을 들을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한다. 예전, 아마도 하얀거탑이라는 제목의 드라마의 한 장면이 기억난다. 어떤 사람이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의 휠체어를 이끌며 애 타이르듯 할아버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의사가 자신의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것이 애 같다고 하여 정신까지 애인 것은 아니다라고 그 사람을 호되게 야단쳤다. '늙으면 애가 된다'라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사람들이 보기에 노인들은 나이를 먹어감에 더욱 고집이 세지고 더이상 자신의 감정을 감추거나 다스리지 못한다. 그러한 것은 애들이 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에 '늙으면 애가 된다'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이번 학기..
회복되지 않는 것들
2012. 6. 2. 08:51상처라 불리는 것들 시간이 지남에 깨끗이 아무는 것과 상흔을 남기는 것 남겨진 것은 끊임없이 상기想起하라 명하고 그것은 추억이 아닌 메스꺼운 취조에 가깝다 이마저도 딱지처럼 떨어져 나갈 수 있다면 그러나 자연치유 따위 헛된 바람일 뿐 가능한 것은 상쇄 따위임을 상처에 상당하는 또다른 무언가 그것은 또다른 상처가 되야만 하나 모든 것의 시작-오해가 아닌 각자의 진실에서 여기에 틀린 것은 없다 그렇기에 바로잡을 수 있는 것도 없다 또다른 진실에 편입시킨다는 것 화해를 가장한 굴복 시키기 확신과 용기가 요구된다 그러나 흔들리는 눈빛, 떨리는 손, 제자리 걸음 결국, 언제나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들, 나아지지 않는 것들 주저앉아 초점 없이 바라보며 초점을 흐릴 뿐
이상하다
2012. 5. 31. 01:06이상하다. 음악을 틀어놓고 자는 게 두렵다. 예전에는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라디오나 음악을 틀어놓은 채 누웠는데 지금은 정반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이 되려 무섭지 않다. 그렇다고 편안하지는 않다. 무섭지 않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눈을 떴을 때 날이 밝아있기를. 깨었을 때 몸이 무겁더라도 호흡만은 가볍기를. 이제 2주 정도 남았다. 2주 뒤가 더 나을 것이란 확신은 없다. 그래도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싶다. 돌에 묶여 가라앉아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당황스럽고 생소하나 다시 돌에 묶어 집어던질 생각은 없다. 끝장을 볼 것이다. 해결하고 넘어갈 것이다. 이제 더이상 방황하기 싫다. 방랑은 좋으나 방황은 싫다. 순간에 충실한 것이 방랑이라면 방황은 끝없이 헤매는 것이..
가을에 - 김정환
2012. 5. 27. 15:15우리가 고향의 목마른 황토길을 그리워하듯이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가 내게 오래오래 간직해준 그대의 어떤 순결스러움 때문 아니라 다만 그대 삶의 전체를 이루는, 아주 작은 그대의 몸짓 때문일 뿐 이제 초라히 부서져내리는 늦가을 뜨락에서 나무들의 헐벗은 자세와 낙엽 구르는 소리와 내 앞에서 다시 한 번 세계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내가 버리지 못하듯이 내 또한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가 하찮게 여겼던 그대의 먼지, 상처, 그리고 그대의 생활 때문일 뿐 그대의 절망과 그대의 피와 어느날 갑자기 그대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새어져버리고 그대가 세상에게 빼앗긴 것이 또 그만큼 많음을 알아차린다 해도 그대는 내 앞에서 행여 몸둘 바 몰라하지 말라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의 치유될 수 없는 어떤 생애 때문..
Roland EDIROL R-09HR
2012. 5. 27. 02:49CRAFTER DX-3SM
2012. 5. 27. 02:32다니던 고등학교의 음악 선생님께서 괴짜셨다. 고1 때였던가? 내년에는 학생들에게 기타를 가르칠 거라고 말하셨다. 그리고 바로 다음해, 말씀하셨던대로 학교 예산을 받아 기타 서른 대를 구입하셨다. 덕분에 우리는 음악시간에 모두 기타 하나씩 들고 기타를 배웠다. 그 당시에 기타를 집에서도 치고 싶어 구입한 녀석이다. 35만원 정도 주고 샀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고3이 되어 정신이 없고 대학에 와서는 또 그것대로 정신이 없어 이 놈은 방치되었다. 그러다 2010년, 같은 과 동기, 후배들과 함께 기타 모임을 만들어 몇달간 쳤으나 가르쳐주시던 분이 학생회 후보로 나가시는 바람에 모임은 흐지부지 되버렸다. 그 뒤로 이 녀석은 또 방치되었다. 그러니 기타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조금이라도 어려운 코드가 나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