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듯 엇갈린 시간 속에 만났다
잊혀질 수 없는 그 물음과 표정
그들을 뒤로 하고 층계를 밟아 내려갔다
잔향처럼 뒤처지는 발자국 소리
저 소리 따라 시간마저 조금 밀려났으면.
복도의 끝, 이상하리 만큼 무거운 출입문
되려 세게 밀어버렸다
하지만 안이나 밖이나 매한가지
근처 벤치에 잠시 자신을 기대본다
잠시뒤 끼익- 문 열리는 소리
선명하고도 희미한 모습이 걸어간다
걸어가고, 멀어지고, 작아지다가,
끝내 세상의 뒷편에 가려졌다
더이상은 무효할 시선 거두지도 못하고
보이지도 않을 곳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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